불볕 더위 속에서 잘 말라 가던 고추
건조시키려고 늘어놓은 것이 없어지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.
7층에 사시는 분인데 경비실에 와서 고추 늘어논 것 못보셨느냐고
마침 퇴근하여 주차하고 경비실을 지나 밭에 가려다가
곁에서 듣고 있던 나도 이 황당스런 일에, 우째 이런 일이...
관리사무실에 신고하고 CCTV 조사해 보도록 해야겠다면서 가셨다.
조금 후에 밭에 와서 고추 따는 마님!!
7층에는 오늘 고추 늘어논 것 누가 가져갔더라고 하니
마님 왈
"비가 올려해서 내가 거두어서 그 집 앞에 갔다 놓았는데"
"얼씨구 잘한다 우리집에 갔다 놓고 나중에 말씀드려야지
사람도 없는 집 앞에 갔다 놓으면 누구 가져가라고 한 거 아이가" 하면서
좋은 일 하고도 욕먹을 일을 했다면서
얼른 가보라고 하니
갔다와서는
누가 가져가지 않고 그대로 있었단다. 휴~~
아저씨는 고맙다고 하시며 양말 한컬레 주셨다며 들고 왔다.
몇사람 속에 잠시 고추 도둑될 뻔 했고
비는 오지 않고 빗방울 몇방울 떨어지면서
여러사람 놀래킨 일의 결말은
이렇게 끝이 났다.
잘 하긴 잘 한 것 같은데 칭찬하기에는 조금 거시기하다.
조금 전에 우리 밭에 고추 30포기에서 이렇게 많이 땄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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